1. 2007/07/17 춘천에선 '닭갈비사리'도 군것질거리
  2. 2007/07/16 어머니에게 배운 콩국수 요리법

춘천에선 '닭갈비사리'도 군것질거리

s k e t c h 2007/07/17 22:55 posted by 곱씹다

'닭갈비사리'로 군것질하는 초등학생들, 신기하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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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굣길에 닭갈비사리를 먹고 있는 초등학생 ⓒ 이덕원


얼마 전 횡단보도 앞에서 신호를 기다리다가 옆에서 후루룩거리며 '뭔가'를 맛있게 먹는 한 어린아이를 봤다.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는 '일회용 공기그릇'에 담긴 군것질거리를 젓가락으로 열심히 먹고 있었는데 어찌나 맛있게 먹는지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다.

"친구, 그거 뭐니?"

"'닭갈비사리'요."

"그거 어디서 산 거야?"

"학교 앞에서 팔아요."

"학교 앞? 분식점?"

"네."

"맛있어?"

"네."

황당하게도 아이가 먹는 음식은 분명히 '닭갈비사리'였다. 초등학교 앞에서 군것질거리로 닭갈비사리를 판다? 아무리 닭갈비로 유명한 춘천이지만, 그래도 닭갈비사리를 군것질거리로 삼는다니 놀랍지 않을 수 없었다.

먹기 바쁜데 꼬치꼬치 캐물으니 아이가 퍽 귀찮아하는 것 같아 돌아서는데, 더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수십 명의 초등학생이 셋에 하나꼴로 조금 전 본 그 아이처럼 닭갈비사리를 먹는 게 아닌가.

닭갈비사리는 대개 닭갈비를 먹은 뒤, 가락국수에 닭갈비양념과 김 따위를 넣고 요리하는 '국수'다. 그런데 이 닭갈비사리를 군것질거리로 따로 판다니, 더욱이 초등학생들이 이렇게 많이 먹는다니 의아할 따름이었다.

군것질거리 닭갈비사리, '있다 혹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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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의 한 초등학교 앞 분식점 ⓒ 이덕원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그 아이가 다니는 호반초등학교(아이의 체육복을 보고 알았다) 앞 분식점으로 향했다. 분식점 안에 들어서자마자 닭갈비사리를 찾았다. 그곳엔 정말 닭갈비사리가 있었다.

분식점 주인 이정숙(43)씨는 2년 전 새로운 메뉴를 찾다 처음 닭갈비사리를 팔게 되었다고 한다. 이씨는 "처음에는 이게 팔릴까 많이 망설이기도 했다"고 밝히고 "막상 (닭갈비사리 판매를) 시작하니 의외로 아이들 반응이 좋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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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춘천의 한 초등학교 앞 분식점 ⓒ 이덕원

이씨는 닭갈비사리를 하루 100그릇 넘게 파는데, 이는 분식점의 보배라 할 수 있는 떡볶이 판매량을 넘어서는 수치다. 닭갈비사리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이씨는 "(닭갈비사리는) 찬바람이 불 때 많이 팔린다"고 말하고 "요즘에는 (닭갈비사리가) 하루 50~60그릇 팔린다"고 덧붙였다.

인기의 비결이 아닐까 궁금했던 닭갈비사리 양념에 대해 묻자, 이씨는 의외로 "기존 닭갈비사리와 다르지 않다"고 밝히고 "처음 닭갈비집에서 배운 대로 직접 만든다"고 말했다.

이어 "저렴한 가격(600원)에 양도 많고 맛있어서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 같다"고 진단하고 "어른들도 많이 사간다"고 말했다. 특히 대학생들도 많이 사 가는데, 처음에는 의아해하다가도 한 번 먹으면 맛있다며 또 오더란다.

내가 먹어봐도 정말 닭갈비음식점에서 파는 닭갈비사리와 맛이 별반 다르지 않았다. 다만 값이 싸고 양도 푸짐해 하굣길 출출한 아이들의 군것질거리로 적합해 보였다. 하굣길 닭갈비사리를 먹고 있는 몇몇 초등학생들은 닭갈비사리에 대한 질문에 "맛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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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회용 공기그릇에 담아준다. ⓒ 이덕원

'발상의 전환'이 만든 군것질거리 닭갈비사리

이씨가 닭갈비사리를 팔기 시작한 뒤, 춘천 어디에선가 닭갈비사리를 먼저 팔았다고 누군가 이야기하더란다. 하지만 모두 원조라고 하는데 누가 진짜인지는 알 길이 없다.

다만, 확실한 것은 '군것질거리' 닭갈비사리는 '닭갈비와 함께 먹는다', '음식점이나 집에서 먹는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닭갈비사리만 먹는다', '닭갈비사리도 테이크아웃해서 먹는다'고 발상을 전환해 만들어졌다는 점이다.



[관련 기사] "닭갈비, 서울에 올려 보냈더니···"


이덕원


- 덧붙이는 글 -


2006년 10월26일 작성.

<오마이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어머니에게 배운 콩국수 요리법

c o l u m n 2007/07/16 17:52 posted by 곱씹다

가만히 있어도 땀방울이 송송 맺히는 여름, 뭔가 시원한 음식으로 더위를 달래고 싶다. 그래서 여름이면 더욱 사랑받는 음식 중 하나가 바로 콩국수다.


실제로 작년까지 부모님이 십여 년 동안 중국음식점을 운영하셨는데 이렇게 찌는 듯 더운 여름이면 주요리라 할 수 있는 자장면의 입지를 위협하는 존재가 여름에만 파는 콩국수라고 말하곤 하셨다.


때문에 여름에는 콩국수가 자장면만큼이나 많이 팔려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욕실에서 씻고 나오며 다시 이마에 땀이 흐르는 오늘 같은 날, 무더위에 지친 입맛을 달래고자 어머니에게 콩국수를 해달라고 졸랐다.


* 재료

백태(메주를 만드는 데 쓰는 노란 콩) - 대형마트나 동네 쌀가게에 가면 구입할 수 있다.

국수 - 슈퍼마켓에서 파는 일반 국수사리

오이, 들깨, 얼음, 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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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어머니는 콩의 비린내를 없애기 위해 세 시간 정도 물에 불리곤 하신다. ⓒ 이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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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에 불린 콩을 십오 분 정도 센 불에 삶는다. ⓒ 이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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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분히 삶은 콩을 찬물에 헹구면서 손으로 비벼 껍질을 벗겨 낸다. ⓒ 이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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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 가정에 있는 믹서에 콩을 넣고 간다. ⓒ 이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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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기만 해도 고소한 콩물을 차게 하기 위해 냉장고에 넣는다. ⓒ 이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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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 슈퍼마켓에서 판매하는 국수를 끓는 물에 넣어 삶는다. ⓒ 이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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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수가 익는 사이 콩국수에 넣을 오이를 채썰기 한다. ⓒ 이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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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수를 조금 건져 찬물에 씻어 익었는지 확인해보고, 익었으면 찬물에 빠르게 헹군다. ⓒ 이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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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릇에 미리 준비한 국수, 얼음, 콩물, 오이, 깨를 순서대로 넣는다. ⓒ 이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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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리 끝, 이제 소금으로 간을 해서 먹으면 된다.ⓒ 이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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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소하고 담백한 콩국수에는 칼칼하고 시원한 열무김치가 제격이다. ⓒ 이덕원


어머니는 "사람에 따라 콩국수를 만들며 처음 콩을 갈 때 땅콩이나 땅콩크림, 또는 깨를 넣기도 한다"며 "처음 콩국수를 만들 땐 나도 넣고 했는데 아무래도 콩만으로 맛을 내야 깔끔한 것 같더라"고 말씀하셨다.


사실 아버지가 늘 어머니의 콩국수가 정말 맛있다기에 '콩국수 요리가 어렵고 어머니는 뭔가 특별한 비법이 있지 않을까' 하고 예상했지만 의외로 콩국수의 요리법은 단순했고 어머니만의 비법이 있는 것도 아니었다.


그렇다면, 어머니의 콩국수가 맛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꾸미지 않아 깔끔한 뒷맛과 더운 여름에도 세 시간을 불려, 삶고, 벗기고, 갈며 흘리는 땀만큼 어머니의 정성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이덕원

덧붙이는 글 -


2006년 8월13일 작성. 


<야후미디어> 'e세상기자 뉴스'에도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