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07/07/05 “우리들만의 씁쓸한 행사죠”
  2. 2007/07/04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았으나, 이제 감히 많은 것을 바랍니다

“우리들만의 씁쓸한 행사죠”

s k e t c h 2007/07/05 16:25 posted by 곱씹다
‘2005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 추모제’



지난 22일 동짓날, 서울역 앞에서 '2005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 추모제(Homeless Memorial Day)'가 열렸다. 2001년부터 열리기 시작한 이 행사는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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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숙 없는 세상을 목표로 하는 사단법인 열린 복지. ⓒ 인터넷 화면 갈무리


'노숙당사자모임', '노숙인 복지와 인권을 실천하는 사람들', '노숙인 인권 공동 실천단', '인도주의 실천 의사 협의회' 주최로 열린 추모제에서는 ‘노숙인 수기집 배포’, ‘노숙인 관련 전시물’, ‘쪽방 체험’, ‘상자 집짓기’ 등 다채로운 식전 행사가 이어졌다.

“노숙인들 여느 아저씨와 다르지 않았어요”


추모제 한 쪽에서는 노숙인 지원 동아리 'H.P.A(HOMELESS PEOPLE AIDS)'의 김지윤(21·여)씨가 분주하게 행사를 돕고 있었다. 그는 "처음에는 노숙인들에 대한 편견 때문에 다소 무섭고 걱정이 되기도 했지만 차츰 동아리 활동을 하며 보람을 느끼게 됐다"며 "가까이 만난 노숙인들은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뿐 여느 아저씨들과 다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H.P.A'는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내의 동아리로 올해 9년째 운영 중이다. 이번 '2005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 추모제'의 '전시마당' 중 '사진으로 보는 2005년 노숙인 복지와 인권', '쉼터와 쪽방의 어제와 오늘'의 진행과 '노숙당사자들의 수기집' 제작도 'H.P.A' 회원 6명이 맡았다.

김씨의 말에 따르면 'H.P.A'는 이외에도 평소 매주 목요일 남산에서 야간상담을 통해 노숙인들을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또 그는 "매년 여름에는 상담 과정에서 신청을 받은 노숙인들과 함께 일주일간의 농활도 떠난다"고 전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의 편견 때문에 노숙인이라고 밝히지 못하고 농활 장소에 협조를 구하곤 한다"며 사회의 잘못된 인식을 꼬집었다.

김씨는 상담을 통해 만난 노숙인들은 일자리가 절실해하는데 실제로 "농활체험을 하는 동안에도 그들은 주어진 일을 누구보다도 열심히 한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우리들만의 씁쓸한 행사죠”


“우리들만의 씁쓸한 행사죠.”

올해로 6년째 노숙을 하고 있다는 구아무개(32 ·남)씨의 말이다. 2000년까지만 해도 어엿한 회사원이었다는 그는 가정불화와 회사퇴직으로 인해 부모님과 남동생과 떨어져 노숙을 하게 됐다.

"작년 추모제 때에는 노숙인에게 팥죽을 나눠주는 봉사활동도 했다"는 구모씨는 현재 주민등록이 말소된 상태다. "일자리를 구하고 싶어 주민등록을 다시하기도 했다"는 그는 "노숙인들은 일정한 주거지가 없어 교회 등에 부탁해 주소지를 넣곤 한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그는 "몇 차례 식당 등에서 일하기도 했지만 함께 결국 일하는 사람들의 잘못된 편견 때문에 오래 버틸 수가 없었다"며 어려움을 털어놨다.

구모씨는 "지금과 같은 겨울에는 노숙인들은 잠자리가 가장 절실하다"면서 "그나마 낮에는 햇살 보금자리에서 머무를 수 있지만 밤에는 한 달에 열흘로 제한되어 있어 거리로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부모 형제와 떨어져 세상에 혼자 남은 외로움은 하루 두 끼로 때워야 하는 현실보다 힘들다"는 구씨는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무엇보다 일자리를 간절히 원하고 있었다.

이덕원

- 덧붙이는 글 -

2005년 12월23일 작성.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았으나, 이제 감히 많은 것을 바랍니다

e s s a y 2007/07/04 23:57 posted by 곱씹다

'여의도'로 띄우는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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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덕원국회의사당 전경 ⓒ 대한민국 국회 홈페이지


저는 정치를 잘 모릅니다. 정치하시는 분들보다 똑똑하지도 학벌이 좋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감히 대한민국을 더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얼마 전,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춘천에서 살고 있는 저는 기차를 타고 청량리역에 도착하곤 합니다. 정치하시는 분들, 청량리역을 찾아보셨는지요? 찾아보셨다면 그곳 구석구석에 쓰러져있는 노숙인들은 보셨는지요? 다시 묻겠습니다. 압구정, 명동에 있는 명품관을 찾아보셨는지요? 찾아보셨다면 주차장에 즐비한 외제차들은 보셨는지요?


저는 봤습니다. 역전과 지하철에 누워있는 배고픈 노숙인들을, 명품관에 들어가고 나오는 외제차들을 말입니다. 분명 자본주의 사회에서 불가피한 빈부의 격차이며, 때문에 부유층의 소비는 자유라 말씀하시겠지요. 빈곤층의 소외는 게으름의 탓이요, 그럼에도 국가는 사회복지를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씀하시겠지요.


교과서 읽는 소리는 필요 없습니다. 저는 많은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빈곤층 없이 모두가 배부르게 먹고 살자고 떼를 쓰지 않습니다. 부유층의 소비까지 규제하자고 억지를 부리지 않습니다.


다만, 사람을 생각하는 정치를 바랍니다. 세상에 진리가 있다면 그것은 돈이 아닌 사람이라 믿는 까닭입니다. 아직 순수해 믿고 앞으로도 순수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사람을 보세요. 진정 사람을 사랑해주세요.


21세기에 대한민국은 단기간의 산업화와 세계화로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습니다. 먼저 선배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지난날 너무도 급히 달려온 대한민국은 사람보다는 돈을 진리로 깨닫게 했습니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다수의 이익을 옹호하고 돈과 권력이라는 힘을 가진 자들의 입장을 옹호해 왔습니다. 그릇됐습니다. 참말 그릇됐습니다.


그렇다고 흉내 내는 것은 원치 않습니다. 옳지도 않습니다. 선거 때나 연말연시에만 불우이웃성금을 내고 양로원, 고아원을 찾아 사진 찍는 것 따위는 원치도 옳지도 않습니다. 친환경이 어쩌고 떠드시며 주말이면 아름다운 우리 산을 깎아 만든 골프장에서 열심히 운동하시는 그런 모습도 사양합니다.


오늘날의 국민들은 똑똑합니다. 정치하시는 분들의 할리우드 액션 정도는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권력만 무서워 마시고 국민이 무서운 줄도 아세요.


이제 저는 감히 많은 것을 바랍니다. 소수의 이익과 돈과 권력을 지니지 못한 약자들의 입장을 옹호해 주세요. 아니, 대변해주세요. 그것이 정치하시는 분들의 몫입니다.


이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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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2005년 11월18일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