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08/09/02 돈과 사랑, 그 '달콤'한 욕망의 다른 빛깔
  2. 2007/10/17 버림받은 짝짓기, 케이블과 눈맞다
  3. 2007/07/04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았으나, 이제 감히 많은 것을 바랍니다

돈과 사랑, 그 '달콤'한 욕망의 다른 빛깔

r e v i e w 2008/09/02 20:43 posted by 곱씹다

고층 빌딩 위에서 굽어보는 카메라의 시선이 어둑한 거리의 한 지점에 살며시 닿는다. 뒤이어 다가간 그곳에서는 자살한 한 남자의 흔적이 ‘깨끗이’ 씻기고 있다. MBC 드라마 <달콤한 인생>은 첫 회부터 주인공 준수(이동욱)의 추락사를 밝히면서 시작한다. 자연스레 나머지 내용은 6개월 전으로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자살하기까지 그의 삶이다. “세상에 정말 사랑 같은 게 있는 걸까? 목숨을 걸고 지킬 만한 가치가 있는, 그런 순수한 사랑.” 요컨대 그에게 그 기간은 자신이 던졌던 물음에 대한 답을 체득한, ‘유일’한 시간이었다. 


돈에서 비롯된 ‘미스터리’를 장애물로 세워 빛내는 사랑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달콤한 인생>은 공통적으로 ‘달콤’한 욕망의 대상인 돈과 사랑의 전혀 다른 빛깔을 다룬다. 물론 이는 멜로드라마에서 한 몸처럼 자주 쓰이는 소재다. 욕망의 갈림길 앞에 선 인물이야말로 인간의 본성과 관계를 고스란히 드러내기 때문이다. 더구나 물질 만능주의가 팽배한 오늘날, 멜로드라마에서 “사랑이 밥 먹여 주냐”는 현실론과 “김중배의 다이아몬드가 그리도 좋더냐”는 이상론의 갈등은 불가피할 터이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익숙한 소재를 다루되, 낯선 방식을 택한다. 통속적인 양자택일 구도를 전면에 설정하기보다는, 돈에서 비롯된 ‘미스터리’를 장애물로 세워 사랑의 가치를 빛내는 식이다. 그래서 미스터리를 제외하면 언뜻 르네 끌레망의 <태양은 가득히>가 비치기도 하지만, 이 드라마는 돈보다 ‘사랑’에 방점을 찍는다. 

미스터리는 친구 성구(정겨운)의 ‘추락사’와 준수의 연관성 여부다. 준수는 성구의 온갖 멸시에 열등감을 느끼면서도 돈 때문에 뒤치다꺼리를 하며 기생하던 존재. 그가 수상한 건 함께 간 오타루의 설산에서 성구가 죽었는데도, 사실을 숨긴 채 친구의 부를 대신 누린다는 점이다. 덕분에 표면적으로는 성구가 된 듯 보이지만, 그 이면엔 시나브로 조여 오는 죄책감에 성구에게서 벗어나지 못한다. 결국 그는 성구의 시체를 찾으러 다시 북해도로 향하고 여기서 우연히 ‘멜로’가 시작된다. 심지어 상대는 친구 다애와 불륜 관계인 동원(정보석)의 아내 혜진(오연수). 산산이 부서질 것 같았던 두 사람은 서로를 “세상과 연결해주는 유일한 끈”으로 여기고 운명적인 사랑에 빠지고 만다. 그래서 진짜 문제는 이때부터다. 그는 처음으로 간절히 살고 싶어지지만, 자신을 의심하는 성구의 아버지 강 회장(조경환)으로 인해 여의치 않은 것이다.


죄책감으로부터 벗어나 ‘깨끗’해지기 위한 선택 

 

그렇다한들, 종국에 준수는 자살을 택해야만 했을까? 아닌 게 아니라 사실만 놓고 봤을 때 그는 충분히 살길을 찾을 수 있었다. 마땅한 증거도 없었을뿐더러, 성구의 추락사를 조사한 퇴직 형사 박병식(백일섭)도 결과적으로는 되레 그의 결백을 뒷받침했기 때문이다. 범죄 여부를 떠나 혜진과 도피를 시도하거나, 하물며 죽였더라도 자수해서 광명을 찾는 방법이 있었던 셈이다. 그러나 알다시피 준수는 기어이 자살을 택한다. 그리고 그 이유는 극중 가장 흥미로운 관계인 준수와 다애 사이에서 찾을 수 있다. 명품으로 남에게 뽐내는 낙에 사는 다애는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도 동원의 돈에 길들여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 인물. 이런 다애에 대한 준수의 마음은 악어새가 악어새를 보는 연민이다. 무의미한 욕망의 덫에 걸려 정작 유의미한 욕망을 지킬 수 없는 상황에 놓인 준수는, 다애에게 자신처럼 되기 전에 다시 시작하라고 충고한다. 이에 “사람도 빨래처럼 깨끗이 빨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다애의 푸념은 그의 것이기도 했다. 

 

이 드라마는 준수의 범죄 여부를 명확히 밝히지 않는다. 그러거나 말거나 사실 밖의 진실은 준수가 열등감에 성구를 죽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결과적으로 성구의 손을 놓았다고 괴롭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준수가 돈이라는 무의미한 욕망으로 상징되는 성구, 즉 죄책감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생의 소멸’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이때 전반적으로 인물들을 관조하는 듯했던 카메라는 준수를 채근하기 시작한다. 첫 회의 첫 숏이었던 ‘부감숏’이 드라마 후반 빈번하게 등장하는 것이다. 준수 또한 고층 빌딩의 초고층 오피스텔 아래로 화분과 휴대전화를 던지고, 급기야는 몸까지 던지고 만다. 여기서 부감숏은 돈으로 쌓아올린 욕망의 탑 위에서 불안하게 서 있는 준수에 대한 메타포일 터이다. 마침내 준수는 제자리로 돌아감으로써, 또 마찬가지로 하강하는 빗줄기와 물줄기를 씻김으로써 비로소 깨끗해지는 것이다. 
 

문학적 드라마의 참신함, 플래시백의 과용


한 편의 소설을 보는 것 같았던 문학적 드라마 <달콤한 인생>의 시도는 일정 부분 유효했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지는 못했더라도 마니아층을 뚜렷하게 형성한 덕분이다. 이는 도저한 서사성에 대한 수요가 분명히 존재함을 드러낸 것이다. 그러나 문어체 대사와 내레이션 그리고 의식의 흐름 같은 문학적 특징은 드라마와의 간극을 보인 부분이기도 하다. 특히 미스터리 플롯이라곤 해도 시점은 지나치게 혼란스러웠다. 6개월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 뒤 다시 인물들의 플래시백이 번갈아 뒤섞이는 탓이다. 인물의 시점에 따르는 덕에 감정을 충실히 뽑아내는 건 분명하지만, 많은 시청자를 붙잡기 위해서는 좀 더 친절해질 필요가 있었던 것이다. “왜 자꾸 선을 그으려고 하세요. 여기서 여기까지는 여기고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있었던 일은 그저 과거의 한 지점이고, 뭐 그런 식으로 선을 그을 필요는 없잖아요. 그냥 지금 감정에 충실하면 안돼요?” 그래서 혜진에게 던진 준수의 대사는 이 드라마의 소박한 바람처럼 들린다.


<달콤한 인생>을 보는 내내 마음 한구석이 먹먹했던 건, 우리가 살아가는 드라마 밖 세상도 비슷하기 때문이다. 어쩌면 준수의 대사대로 “온 세상이 싸구려 욕망으로 넘쳐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는 준수의 물음에 답하는 다애의 대사를 빌려 희망의 손짓을 한다. “그런 걸 왜 세상에서 구해? 그런 건 네 마음속에 있는 거라고.”


이덕원

버림받은 짝짓기, 케이블과 눈맞다

c o l u m n 2007/10/17 15:08 posted by 곱씹다

공중파 방송의 주말 저녁을 책임져 온 예능 프로그램의 한 유형이 사라졌다. ‘짝짓기 프로그램’ 얘기다. 이성의 마음을 사로잡고자 펼치는 경쟁으로 이뤄지는 짝짓기 프로그램은, 지난 몇 년 간 공중파 방송 3사에서 앞다퉈 편성한 '시청률 보증수표'였다.  

이처럼 한때는 잘 나갔던 짝짓기 프로그램이 지금은 어디로 갔을까? 채널을 좀 더 돌려 케이블 방송으로 건너뛰면 사뭇 달라진 모습의 짝짓기 프로그램과 재회할 수 있다. 공중파 방송에서 쫓겨나 케이블 방송에 새 둥지를 튼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기존의 형식으로는 공중파 방송에서 더 이상 안 팔렸기 때문. 그런데 시청자들이 외면한 까닭은 공교롭게도 짝짓기 프로그램이 케이블 방송으로 갈 수밖에 없었던 까닭과 맥을 같이 한다.

'진정성' 잃은 짝짓기에 시청자들 외면

짝짓기 프로그램의 매력은 단연 남성과 여성이 맺어지는 과정에서 비롯되는 ‘조마조마함’이었다. 시청자들은 MBC의 <목표 달성 토요일> ‘애정만세’에서 김동완·성시경·이성진·이지훈 중 ‘꽃님이(김꽃님)’가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 KBS의 <자유선언 토요 대작전> '산장미팅-장미의 전쟁'에서 엇갈리는 이지훈·김빈우 커플은 어떻게 될 것인지, 함께 마음을 졸이는 것이다.  

비록 방송이라곤 하지만, 때론 아쉬워하고 때론 기뻐하는 출연자들의 모습은 일정 부분 진심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내 출연했던 일반인이 연예인으로 데뷔하거나 신인 연예인이 이름을 알리기 위한 모습으로 비치면서, 짝짓기 프로그램은 연예인 등용문이 돼 버렸다. 시청자들 입장에선 출연자들의 모습이 ‘뜨기 위한 몸부림’인지 실제 감정인지 분간하기 어려워졌다.     

이후 이어진 MBC의 <강호동의 천생연분>과 SBS의 <일요일이 좋다> ‘X맨’에서도 수시로 변하는 연예인들의 마음에 ‘기어이 그와’ 짝이 돼야 하는 이유는 금세 무색해졌다. “사랑이 변하니?”라고 물으면 “매주 변한다”고 답할 듯한 모양새였으니. 

결국 짝짓기 프로그램에서 출연자들이 펼치는 구애의 진정성이 의심받게 된 것이다. 짝짓기 프로그램에서 정작 짝짓기의 당위성을 잃은 셈이다. 그러니 시청자들 역시 그들이 '커플'이 되건 '폭탄'이 되건 관심을 둘 이유가 없어졌다.  

이 때문에 짝짓기 프로그램은 출연자들의 장기자랑 등 볼거리로 연명했지만 이미 진부할 대로 진부해진 터. 마침내 시청자들에게 외면을 당하던 짝짓기 프로그램은 올 초 SBS의 <실제상황! 토요일> ‘선택남녀’가 종영한 데 이어 KBS의 <해피선데이> ‘여걸식스’가 개편을 하면서 공중파 방송에서 자취를 감췄다.

"완전 사랑합니다, '돈'을!"
 

사용자 삽입 이미지

▲ 2004년 10월16일부터 2006년10월21일까지 방영된 SBS의 <실제상황! 토요일> '리얼로망스 연애편지'의 한 장면. ⓒ SBS


그렇다면, 케이블 방송이 공중파 방송에서도 버림받은 짝짓기 프로그램을 차용한 까닭은 무엇일까. 이는 상대적으로 공중파 방송보다 규제가 덜한 케이블 방송의 환경에 기인한다.

무엇보다 케이블 방송에선 짝짓기의 당위성부터 분명히 할 수 있었다. ‘꼭 그와’ 맺어져야 하는 이유로 ‘근거 불충분’한 ‘사랑 타령’ 외에 ‘근거 충분’한 ‘돈’이 들어간 것이다. 돈과 사람의 감정을 맞바꿀 수 있는 콘셉트가 공중파 방송에선 가당키나 했을까. 이는 당연히 케이블 방송에서였기에 가능한 '게임'.  

그래서 케이블 방송의 짝짓기 프로그램은 ‘돈이냐 그냐를 택하라’는 식이거나, 아니면 아예 대놓고 ‘돈을 얻기 위해선 그의 선택을 받아라’는 식이다. 현재 방영 중인 MNET의 <조정린의 아찔한 소캐팅> 시즌3, 시즌2를 준비 중인 tvN의 <러브룰렛 연상연하>의 시즌1, 지난 8월 종영한 XTM의 <러브 인 몰디브> 등이 그렇다.

그러니 케이블 방송의 짝짓기 프로그램에선 굳이 “완전 사랑합니다”라는 눈에 보이는 거짓말 따윈 하지도 않아도 된다. 혹시 “완전 사랑합니다, ’돈‘을”이라면 모를까.

실제로 출연자들은 그 대신 돈을 택하기도 하고 돈을 얻고자 그에게 필사적으로 구애를 한다. 그리고 시청자들의 관심 역시 ’그와 돈 중 무엇을 택할까’, ‘누가 과연 돈을 거머쥘까’로 이어진다.  

더불어 짝짓기 프로그램은 한결 ‘발칙’해졌다. 공중파 방송에서는 감히 상상도 못했을 일이 ‘케이블에서는 케이블의 법에 따라’ 벌어지는 것이다. 이를테면, MNET의 <조정린의 아찔한 소캐팅>(시즌3)은 기본적으로 소위 킹카·퀸카라는 출연자가 상대 출연자의 외모를 조목조목 평가한다.  

출연자들의 발언과 행동도 거침이 없다. 출연자들은 욕도 서슴지 않는데, ‘삐~’ 소리로 처리할 뿐 대체로 여과 없이 방송된다. 킹카가 도전자에게 “신발이 강북 같아요”라고 막말을 하거나 탈락된 도전자가 퀸카의 얼굴에 물감을 칠하고 콩알탄을 쏜 일은 온전히 전파를 탔다.  

이런 까닭에 지나치게 ‘솔직(?)’한 출연자는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하지만, 외모가 출중한 출연자가 준연예인급의 인기를 구가하는 건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이는 돈과 함께 어떤 ‘굴욕’도 견디게 하는 힘이리라.  

또 다른 짝짓기 프로그램을 보면, 과도한 노출과 신체 접촉도 만연하다. ‘19세 미만 시청 금지’ 표시를 하고 일찍 잠드는 착한 아이를 피해 자정시간에나 방송한다는 점이 면죄부라면 면죄부. 지난 8월 인기리에 종영한 XTM의 <몰디브 인 러브>는 출연자들의 야시시한 의상과 야릇한 신체 접촉으로 눈길을 끌었다.
 
이외에 가장 센 수위를 넘나들었던 XTM의 짝짓기 프로그램 <S2>는 한 남성의 선택을 받으려고 다수의 여성이 경쟁하는 과정에서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춤을 춘다든지 발로 남성의 몸을 더듬는 모습을 방송해, 지난해 6월 '방송 중지' 처분을 받았다.  

시즌을 거듭하는 짝짓기, 어디까지 가려나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시즌2를 준비 중인 tvN의 <러브룰렛 연상연하>, 출연자 모집 페이지. ⓒ tvN


이렇듯 짝짓기 프로그램은 케이블 방송에서 물질만능주의와 선정성을 덧입고 다시 ‘시청률 효자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어쩌면 이들의 만남이 필연적이지 않았나 싶을 정도다.  

이에 방송위원회도 케이블 방송의 짝짓기 프로그램에 대해 징계로 맞서고 있지만, 각 방송의 짝짓기 프로그램은 상관없다는 듯 오히려 시즌을 거듭하며 더 자극적인 소재를 찾는 모습이다.

케이블 방송에서 본색을 드러낸 짝짓기 프로그램의 모습을 보면, 이젠 어디까지 갈지 ‘조마조마’하기만 하다.

이덕원


- 덧붙이는 글 -
 

<오마이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 기사 보기]
 
 

많은 것을 바라지 않았으나, 이제 감히 많은 것을 바랍니다

e s s a y 2007/07/04 23:57 posted by 곱씹다

'여의도'로 띄우는 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이덕원국회의사당 전경 ⓒ 대한민국 국회 홈페이지


저는 정치를 잘 모릅니다. 정치하시는 분들보다 똑똑하지도 학벌이 좋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감히 대한민국을 더 사랑한다고 말합니다.


얼마 전, 서울에 다녀왔습니다. 춘천에서 살고 있는 저는 기차를 타고 청량리역에 도착하곤 합니다. 정치하시는 분들, 청량리역을 찾아보셨는지요? 찾아보셨다면 그곳 구석구석에 쓰러져있는 노숙인들은 보셨는지요? 다시 묻겠습니다. 압구정, 명동에 있는 명품관을 찾아보셨는지요? 찾아보셨다면 주차장에 즐비한 외제차들은 보셨는지요?


저는 봤습니다. 역전과 지하철에 누워있는 배고픈 노숙인들을, 명품관에 들어가고 나오는 외제차들을 말입니다. 분명 자본주의 사회에서 불가피한 빈부의 격차이며, 때문에 부유층의 소비는 자유라 말씀하시겠지요. 빈곤층의 소외는 게으름의 탓이요, 그럼에도 국가는 사회복지를 위해 힘쓰고 있다고 말씀하시겠지요.


교과서 읽는 소리는 필요 없습니다. 저는 많은 것을 바라지 않습니다. 빈곤층 없이 모두가 배부르게 먹고 살자고 떼를 쓰지 않습니다. 부유층의 소비까지 규제하자고 억지를 부리지 않습니다.


다만, 사람을 생각하는 정치를 바랍니다. 세상에 진리가 있다면 그것은 돈이 아닌 사람이라 믿는 까닭입니다. 아직 순수해 믿고 앞으로도 순수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사람을 보세요. 진정 사람을 사랑해주세요.


21세기에 대한민국은 단기간의 산업화와 세계화로 '한강의 기적'을 이뤄냈습니다. 먼저 선배들의 노고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지난날 너무도 급히 달려온 대한민국은 사람보다는 돈을 진리로 깨닫게 했습니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다수의 이익을 옹호하고 돈과 권력이라는 힘을 가진 자들의 입장을 옹호해 왔습니다. 그릇됐습니다. 참말 그릇됐습니다.


그렇다고 흉내 내는 것은 원치 않습니다. 옳지도 않습니다. 선거 때나 연말연시에만 불우이웃성금을 내고 양로원, 고아원을 찾아 사진 찍는 것 따위는 원치도 옳지도 않습니다. 친환경이 어쩌고 떠드시며 주말이면 아름다운 우리 산을 깎아 만든 골프장에서 열심히 운동하시는 그런 모습도 사양합니다.


오늘날의 국민들은 똑똑합니다. 정치하시는 분들의 할리우드 액션 정도는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권력만 무서워 마시고 국민이 무서운 줄도 아세요.


이제 저는 감히 많은 것을 바랍니다. 소수의 이익과 돈과 권력을 지니지 못한 약자들의 입장을 옹호해 주세요. 아니, 대변해주세요. 그것이 정치하시는 분들의 몫입니다.


이덕원

-
덧붙이는 글 -

2005년 11월18일 작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