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007/09/30 K-1, 한국 '여심' 사로잡다
  2. 2007/07/19 지음의 부재, 그 외로움
  3. 2007/07/19 내 싸이의 '도둑' 방문자를 보여줘~

K-1, 한국 '여심' 사로잡다

s k e t c h 2007/09/30 15:06 posted by 곱씹다

2007 K-1 월드그랑프리 개막전에서 들여다본 여심(女心)  

사용자 삽입 이미지

▲ 꽉 들어찬 관중들 '2007 K-1 월드그랑프리 개막전이 열린 올림픽 체조경기장 관중들로 가득 찼다. ⓒ 김귀현

 
29일 '2007 K-1 월드그랑프리 개막전'이 열린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은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입식 격투기 최강자들의 경기를 보기 위해 찾은 1만6652명 관중의 열기로 가득 찼기 때문이다.  

지역예선격인 'K-1 월드그랑프리 서울대회'가 매년 열리곤 있지만, 최고의 선수들이 참가하는 'K-1 월드그랑프리 개막전'이 한국에서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 그럼에도 이날 많은 관중이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환호해, 지난해까지 개막전이 열렸던 오사카 못지 않은 열기를 보여줬다.

그중에서도 단연 돋보인 모습은 예상보다 많은 '여성' 관중이었다. 대부분 사람들이 격투기는 남성 스포츠라 생각하다 보니, 여성 관중이 많다는 것은 의외일 수밖에 없었다.

한국에서 K-1의 미래를 내다보는 데 '관중의 수'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관중의 구성'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개막전은 본고장 일본처럼 어느덧 한국에서도 K-1이 연령대와 성별을 뛰어넘어 사랑받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던 셈이다.

그렇다면, K-1의 어떤 매력이 한국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개막전에서 여성 관중을 만나 그 속을 들여다봤다.

"K-1을 보면 스트레스가 풀린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여자라 안 좋아한다는 건 편견"이라는 차씨.

친구와 함께 경기장을 찾은 차인영(23·여)씨는 "티켓판매를 시작한 날(8월6일) 바로 예매를 해뒀다"고 한다. 그는 "2006 K-1 월드그랑프리 때 처음 보고 좋아하게 됐다"며 "K-1 경기를 보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신난다"고 표현했다.

차씨는 "여자라고 다소곳하니 과격한 격투기를 싫어할 것이라는 생각은 '편견'"이라면서 "여자도 (K-1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차씨는 "루슬란 카라에프를 가장 좋아한다"고 한다. "저돌적인 경기 스타일이 아주 좋다"는 것이다. 그는 "그래서 KO를 많이 당한다"고 지적하며 "오늘 루슬란 카라에프가 안 나와서 속상하다"고 말했다.

차씨의 말대로 K-1을 이끌어 갈 신예로 주목받은 루슬란 카라에프가 최근 연이은 패배를 당한 데는 '약한 턱'과 함께 저돌적인 경기 스타일도 한몫한 게 사실이다. 이날 경기는 루슬란 카라에프가 자동차 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대신 박용수가 제롬 르 벤너의 상대로 출전해 패했다.

"발차기, 손놀림 하나하나가 '예술'" 
   
반면, 친구 권유로 왔다는 김대림(30·여)씨는 "K-1을 '야만적'이라고 생각해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막상 와서 직접 보니 등장음악과 불꽃도 멋지고 재미있다"며 "TV로 볼 땐 저런 걸 왜 보나 싶어 대충 보고 말았는데 (이제) 왜 보는지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 김씨는 "실제로 보니까 발차기, 손놀림 하나하나가 '예술'"이라고 표현했다. 특히 그는 "레미 본야스키의 경기가 제일 멋졌다"면서 "오늘 보고 레미 본야스키 팬이 됐다"고 말했다.

이날 레미 본야스키는 '플라잉 젠틀맨'이라는 별명답게 멋진 '플라잉 니킥'으로 스테판 브리치 레코를 쓰러뜨려 많은 관중의 열광적인 박수를 한몸에 받았다.

김씨는 "여자들이 몰라서 그렇지 보면 다 좋아할 것"이라며 "경기장에 와서 봐야 진면목을 안다"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12월에) 일본에서 열리는 월드그랑프리 (결승전)도 꼭 볼 것이다. 그때도 직접 경기장에서 보고 싶다"고 피력했다.

'격투기 데이트', 이거 괜찮네

이날 경기장에는 '연인'들의 모습도 눈에 띄게 많았다. 영화나 축구경기가 아닌 격투기 관람을 '데이트코스'로 택한 것이다. 여자친구를 배려하지 않은 것이 아닐까 싶었지만, 이 역시 오산이었다.

조경현(38·남)씨 연인은 둘다 'K-1 마니아'다. 조씨는 한 달 전부터 티켓을 예매해 데이트코스로 점찍어뒀다고 한다. 그는 "나는 원래 K-1 초창기부터 좋아했고 여자친구도 오래전부터 좋아한다"면서 특히 "나는 제롬 르 밴너 팬이고 여자친구는 레이 세포 팬"이라고 설명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레미 본야스키가 스테판 브리치 레코에게 플라닝 니킥을 날리고 있다. ⓒ 윤대근


조씨 연인은 "(K-1 경기는) 무엇보다 시원하다"며 "직접 눈앞에서 보니까 더 실감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 "역시 레미 본야스키의 경기가 제일 재미있었다"며 "플라잉 니킥이 너무 멋있었다"고 말했다.

K-1 마니아인 대학생 이상현(24·남)씨도 "여자친구와 K-1을 보기 위해 한달 전부터 아르바이트를 했다"고 한다. 여자친구 이은경(22·여)씨는 "처음 남자친구가 K-1을 보러가자고 했을 때 (보기 싫어) 억지로 따라왔는데 직접와서 보니 정말 재밌었다"며 "특히 싸움이 끝나고 서로 포옹해주는 모습이 정말 감동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은경씨는 이어 "등장 음악에 맞춰 사람들이 함께 박수 치고,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에 환호하는 모습을 보니 하나의 축제같다"며 흥겨워 했다. 이상현씨도 여자친구가 재미있어 하는 모습을 보며 안도(?)하는 표정이었다.

K-1이 남성만의 전유물이라고? 아니죠!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최홍만(좌)과 마이티 모의 경기. 최홍만이 판정승을 거뒀다. ⓒ 김귀현

이외에도 이날 만난 K-1에 대한 여심(女心)은 남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제롬 르 밴너, 루슬란 카라에프, 레이세포 같이 화끈한 경기를 펼치는 선수를 좋아하고 시원한 플라잉 니킥을 보여 준 레미 본야스키에게 찬사를 보내는 모습을 보면 더욱 그렇다.  

K-1의 주관사인 FEG 측은 한국을 세계로 나가는 첫 번째 거점으로 삼으려고 한다. 제2의 최홍만을 발굴하고자 한국 선수들을 대거 끌어 모으는 것도 이 때문이다. 실제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개막전을 한국에서 개최하는 것을 비롯해 여러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K-1이 사로잡은 여심은 이미 K-1이 한국에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방증일 것이다.

이덕원

- 덧붙이는 글 -
 

<오마이뉴스>
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 기사 보기]

지음의 부재, 그 외로움

d i a r y 2007/07/19 20:56 posted by 곱씹다
지음[知音] : 소리를 알아듣는다는 뜻으로 자기의 속마음을 알아주는 친구를 이르는 말.


지음.
지기지우(知己之友)와 같은 뜻으로 쓰인다.


중국 춘추시대 거문고의 명수 백아(伯牙)와 그의 친구 종자기(鍾子期)의 고사(故事)에서 비롯된 말이다. 


백아가 거문고를 들고 높은 산에 오르고 싶은 마음으로 이것을 타면 종자기는 옆에서, "참으로 근사하다. 하늘을 찌를 듯한 산이 눈앞에 나타나 있구나"라고 말했다. 또 백아가 흐르는 강물을 생각하며 거문고를 타면 종자기는 "기가 막히다. 유유히 흐르는 강물이 눈앞을 지나가는 것 같구나" 하고 감탄했다. 종자기가 죽자 백아는 거문고를 부수고 줄을 끊은 다음 다시는 거문고를 타지 않았다고 한다. 이 세상에 다시는 자기 거문고 소리를 들려 줄 사람이 없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영화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 포스터. ⓒ 스폰지


기쁨을 함께 나누는 것. 슬픔을 함께 나누는 것. 마음속 깊은 곳의 생각을 공유하는 것. 이 쉬우면서도 어려운 것을 '함께' 하는 사람이 바로 지음이다.

내게는 과분할 만큼 많은 친구가 있다. 그럼에도, 정작 그 중에 지음은 없다. 가슴 아리는 사랑을 나눈 연인도 있었다. 하지만 남이 된 그녀는 지음이 아니었나 보다.

지음의 부재. 이 지음의 부재는 늘 ‘땅땅’이 그립게 한다. 그리고 땅땅의 부재는 다시 나를 외롭게 한다.


문득, 얼마 전 본 영화 <혐오스러운 마츠코의 일생>에서 주인공 마츠코의 ‘독백’이 떠오른다.

"다녀왔습니다!"



이덕원


- 덧붙이는 글 -

2007년 2월13일 작성. 

내 싸이의 '도둑' 방문자를 보여줘~

p l a n 2007/07/19 18:18 posted by 곱씹다

싸이월드 미니홈피 '방문자 추적 프로그램' 확산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방문자 추적 프로그램'을 설치한 미니홈피. ⓒ 인터넷 화면 갈무리


"(방문자 추적 프로그램을) 설치한 첫날엔 예전에 만나던 여자친구가 들어왔고, 오늘은 졸업 후로는 본 적이 없는 초등학교 동창 여자 애가 어떻게 알고 들어왔더라. '몰래' 훔쳐보는 것 같아 기분이 이상하고 재밌다."

지난주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이른바 '방문자 추적 프로그램'을 설치한 이아무개(25·남)씨는 프로그램 사용 후 느낌을 이렇게 표현했다. '방문자 추적 프로그램'이란 이름 그대로 자기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방문한 사람의 '이름'과 '방문 시간'을 알려주는 것.

"너 싸이 방문자 추적 프로그램 설치했어?"


다양한 사진과 플래시 기능 등으로 많은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하루치 방문자 수와 누적 방문자 수는 공개하지만 세부적인 방문자 명단은 알 수 없다. 이 때문에 흔적을 남기지 않고 몰래 타인의 미니홈피를 방문할 수 있어, 옛 연인이나 친구 등의 근황을 아는 용도로 유용하게 쓰이기도 한다.

5년째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사용하고 있는 또 다른 이아무개(25·남)씨도 이달 초 방문자 추적 프로그램을 설치했다.
그는 "얼마 전 친구가 방문자 추적 프로그램을 '인터넷'에서 구했다고 했다. 그래서 내 미니홈피에 들어오는 사람이 누군지 궁금해 바로 (친구한테) 설치해 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 방문자 추적 프로그램을 설치하면 지정한 게시물에 방문자가 댓글을 단 것처럼 방문 기록이 남는다. 심지어 중복 방문 시에도 기록이 계속 남고 자신의 방문까지 자동으로 기록된다.

일부 누리꾼들, 현금 설치 매매 시도하기도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도토리'나 '현금'으로 매매를 시도하는 다음의 한 카페.

이처럼 방문자 추적 프로그램은 최근 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퍼지고 있다.
실제로 이달 초부터 각종 포털사이트의 블로그나 커뮤니티엔 방문자 추적 프로그램을 설치했다거나 구한다는 누리꾼들의 글이 이어지고 있다. 이를 위해 아예 관련 커뮤니티를 개설하거나 이메일과 메신저 등을 통해 프로그램을 공유하는 이들도 많다.

더구나 일부 누리꾼들은 도토리(싸이월드 전자화폐)나 현금으로 방문자 추적 프로그램 '매매'를 시도하고 있다. '도토리 50개'나 '현금 4,000원'을 주면 방문자 추적 프로그램을 설치해 주겠다는 것이다.


사실 방문자 추적 프로그램은 '조회 수 올리는 프로그램'과 함께 싸이월드 미니홈피 초창기부터 누리꾼들에 의해 진화에 진화를 거듭해 왔다. 다만 예전엔 컴퓨터 코딩을 통해 확인하거나 특정 클럽에 방문자 흔적을 남게 하는 제한적인 방법뿐이었다면, 최근 퍼지고 있는 프로그램은 로그인한 방문자라면 모두 흔적을 남기게 된다. 

물론 로그인하지 않은 방문자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로그인을 해야만 미니홈피의 세부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싸이월드의 특성을 고려했을 때, 방문자 추적의 한계는 거의 없어진 셈이다.


방문자를 보여줘··· 훔쳐보는 이를 훔쳐보는 격


왜 사람들은 방문자 추적 프로그램까지 만들어서 자신의 미니홈피 방문자를 알려고 하는 걸까? 그 이유는 아마도 자신의 미니홈피 방문자에 대한 궁금증 때문일 터이다. 미니홈피를 운영하는 최보미(23·여)씨는 "방문자 수는 높은데 댓글이나 방명록이 없으면 '누가' 들어와서 몰래 사진만 보고 갔나 하는 생각에 궁금해진다"고 말했다.


문제는 자신의 미니홈피를 방문한 사람의 기록을 아는 대신, 다른 사람에게도 자신의 방문 기록이 남을 수 있다는 점. 싸이월드 미니홈피를 열심히 한다는 양은경(25·여)씨는 "내 미니홈피에 누가 왔었는지는 알고 싶지만, 내가 남의 미니홈피에 간 건 알리기 싫다"면서 "(방문자 추적 프로그램이 퍼지면) 알려지는 게 두려워서 고민하다가 타인의 미니홈피도 못 들어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싸이월드는 '방문자 추적 프로그램'에 대한 대책 수립에 나섰다. 싸이월드의 한 관계자는 "방문자 추적 프로그램은 외부에서 플래시 파일을 만들어 올리는 방식"이라며 "(지난) 12일부터 싸이월드 (이미지) 편집기를 이용하지 않은 플래시 파일의 업로드를 막아 놨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2일 이전에 방문자 추적 프로그램을 설치한 미니홈피에 대해서는 막을 방법이 없어 싸이월드 측에서 개별적으로 프로그램을 찾아 삭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니홈피에서 흔적을 남기지 않는 '도둑 방문'과 보이지 않는 방문자를 찾으려는 '호기심' 싸움이 어떻게 번질지 누리꾼들은 주목하고 있다. 

이덕원


- 덧붙이는 글 - 


2007년 1월17일 작성.
 

<오마이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 기사 보기]